교회에서 웹사역부로 봉사하고 있는터라, 웹페이지, 카메라, 동영상, 컴퓨터, 사진 등등의 질문과 도움 요청을 종종 받는다.
그중에서는 물론 내가 쉽게 해결할 수도 있는 간단한 것들도 있지만,
해결 불가능한 것도 있으며,
또한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일들도 더러 있다.
해결하기 쉬운 일이야 뚝딱 해드리고, 불가능한 일들은 왜 못하는지 설명을 드리면 된다.
하지만, 마지막으로 나의 희생(?)이 많이 필요한 일들에 대해서는 이렇다 저렇다 확답을 드리기가 무척이나 힘들다.
일을 부탁하시는 분들도 학생의 신분을 아시기에 어렵게 부탁하시기에 거절하기도 더욱 어렵다.
3주전으로 거슬러 올라...
동영상 제작의 부탁을 받았다.
대략 150~~200장 정도의 인화된 사진을 동영상으로 만드는 작업이다.
마침 학기 말이고 프로젝트, 랩일등등에 정신없던 터라 부담이 없지 않은 것을 사실이지만,
동영상 만드시는 이유가 "위독하신 남편분과의 추억을 남기기 위해" 이기에 당연히 해드리게 되었다.
사진 스캐너가 딱히 없어, 여러가지 방법을 거쳐본바,
사진기로 다시 찍고 컴터로 옮겨서 한장한장 Crop (잘르기) 하는 방법이 제일 화질이 좋았다.
틈틈히 사진 찍고 컴터로 옮기고 그러한 작업을 3주에 걸쳐 완료하고, 오늘 다시 집사님을 만나 동영상을 마무리 지으려고 병원에 왔다.
같이 이런저런 부분 수정하고 다시 작업을 하는 사이,
급히 연락받고 다시 병실로 들어간 집사님...
임종이 다가와서, 그럴 겨를도 없으셔서 동영상 제작은 장례식에 사용하시려고 하셨기에 추후 연락하신다고 하시며 연신 죄송하다며 가셨다.
이곳 병원 오피스에 혼자 남아 동영상 마무리 작업중인 나는,
돌이켜 보건데, 얼마나 이기적이었는지 부끄럽다...
나의 바쁘다는 시간의 개념이 임종이 다가온 그 분에게는 얼마나 하잖은 일들로 여겨질까.
생의 마지막이다라는 말이 참으로 피부로 와닿는 지금 이시간...
내가 생각하는 중요한 일들이 어찌보면 그렇지 아님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이유로 남들에게 정말 소중한 일들을 도와주지 못하는게 아닌지...
마치 계산대 앞에서 계산하기 위해 장난감을 올려놓아야 함에도, 어린아이가 손에서 장난감을 놓지 않으려는 모냥,
좀더 중요한 일들이, 큰 일들이 준비되고 계획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나도 내 손에서 나의 중요한 것들을 놓치기 싫어하는 이기적이고 어리석인 인간임에 분명하다.
백여장의 사진을 스캔하며, 몇번을 반복해서 작업하는 동안
이미 나는 집사님의 가족들의 추억들이 낯설지 않게 되었다.
그만큼, 임종에 임박한 분에게 죄송한 마음이고, 가슴 한켠이 많이 슬프다.
하나님이 나를 위해 계획해놓으신 예비해놓으신 목적과 의미를 찾아 살아가기도 시간이 벅찰텐데,
나는... 내 길을 마냥 가느라 바쁘지만은 않은지...
오늘 하루 많이 자란 느낌이다.
2008년 12월 21일 일요일, Shands Hospital.